금값 온스당 $4,100 돌파, 새로운 패러다임의 서막… ‘복합 위기’가 쏘아 올린 골드러시

국제 금값이 온스당 4,100달러, 국내 순금 시세가 1돈당 84만원을 돌파하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이는 단순한 안전자산 선호를 넘어, 지정학적 불안과 미중 패권 경쟁 등이 겹친 '복합 위기' 속에서 금이 '전략적 자산'으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특히, 서구 ETF가 아닌 '탈달러'를 추구하는 신흥국 중앙은행이 주요 매수 주체로 등장하며 시장의 근본적인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다.

2025년 10월14일

국제 금값이 트로이 온스당 4,100달러를 넘어서며 또다시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국내 순금 시세 역시 1돈(3.75g)당 84만원을 돌파하며 전례 없는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출처: 한국금거래소 시세챠트

이는 본지가 앞서 보도한 [지난 기사: 금값 $3400 돌파, 끝없는 랠리… 관세 우려·ETF 자금·중앙은행 매수 주목] 시점보다 20% 이상 급등한 수치로, 단순한 상승세를 넘어 금 시장의 근본적인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또한 [심층 리포트: “글로벌 불확실성 속, 금의 방향은 어디로?”]에서 분석했던 것보다 훨씬 더 복합적인 요인들이 금값을 밀어 올리고 있다.

이번 기사에서는 당시보다 더욱 거세진 금값 랠리의 심층적인 원인과, 과거와는 확연히 달라진 현재 상승장의 본질을 분석한다.

더 강해진 기존 동력, 그리고 새로운 변수 '복합 위기'

이전 기사에서 금값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했던 미·중 관세 갈등, ETF로의 자금 유입, 그리고 각국 중앙은행의 매수세는 여전히 유효할 뿐만 아니라 더욱 강력해졌다. 특히 미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은 달러의 매력도를 떨어뜨리며 금값 상승에 꾸준한 동력을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의 랠리를 과거와 동일선상에서 분석할 수 없는 결정적인 차이점이 나타났다. 바로 '복합 위기(Polycrisis)'의 도래다.

과거 2008년 금융위기나 2020년 팬데믹처럼 단일한 대형 위기가 금값을 끌어올렸다면, 현재는 ▲장기화되는 지정학적 분쟁(우크라이나, 중동) ▲주요국의 정치적 불안정 ▲공급망 재편에 따른 구조적 인플레이션 압력 ▲가속화되는 미-중 패권 경쟁 등 여러 위기가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며 서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러한 만성적이고 예측 불가능한 불확실성은 금을 일시적 피난처가 아닌, 포트폴리오의 영구적인 '전략적 보험'으로 격상시켰다.

시장의 주도권의 변화, 서구의 ETF에서 동양의 중앙은행으로

이번 랠리의 또 다른 핵심적인 차이점은 매수 주체의 극적인 변화다. 과거 금 시장이 서구 기관 투자자들의 ETF 매매에 따라 움직였다면, 이제는 중국과 러시아를 위시한 신흥국 중앙은행들이 시장의 '큰손'으로 부상했다.

이들의 금 매입은 단기 시세차익을 노리는 투자가 아닌, 미국 달러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통화 패권의 다변화를 꾀하는 '탈달러(De-dollarization)' 전략의 일환이다. 이는 가격에 크게 연연하지 않는 구조적이고 꾸준한 수요 기반을 형성하며 금값의 하방 경직성을 그 어느 때보다 단단하게 만들고 있다. 이러한 구조적 변화는 앞서 발행된 금값 $3400 돌파, 끝없는 랠리… 관세 우려·ETF 자금·중앙은행 매수 주목 에서 조명했던 단기적 요인을 넘어, [심층 리포트: “글로벌 불확실성 속, 금의 방향은 어디로?”]에서 분석한 거시적인 불확실성의 맥락이 더욱 심화되었음을 보여준다.

구조적 강세 속 단기 변동성 공존

전문가들은 금값의 장기적인 상승 추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다. '복합 위기'의 상시화와 '탈달러'라는 거시적 흐름은 단기간에 해소될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신흥국 중앙은행들의 구조적인 매수세는 금 시장에 강력한 지지선 역할을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단기적인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금값이 가파르게 오른 만큼 차익 실현 매물이 언제든 출회될 수 있으며, 예상과 달리 미 연준이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기조를 유지할 경우 달러 강세와 함께 금값이 일시적인 조정을 받을 수 있다.

결론적으로, 금 시장은 '만성적인 위기'와 '구조적인 수요'라는 양대 축을 바탕으로 장기적인 강세장에 진입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사상 최고가 수준에서의 추격 매수는 위험 부담이 따르므로, 시장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며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본 기사는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특정 상품의 매수 또는 매도를 권유하는 것이 아닙니다. 모든 투자의 최종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뉴스온블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