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브 오일이 비만을 유발한다고? 맥락 없는 공포보다 ‘질’에 주목하라

최근 연구에서 올레산이 지방세포 생성을 촉진해 비만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지만, 이는 고용량 정제 지방에 대한 실험으로, 전통적인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 오일(EVOO)의 섭취와는 맥락이 다르다. EVOO는 오히려 항염·항산화 효과로 건강에 이롭다.

2025년6월18일

올리브 오일 섭취는 비만 유발

최근 "건강에 좋은 올리브유의 배신... 비만을 유발할 수 있다", "올리브유, 비만 유발 가능... '지방세포 과다 생성' 주의해야"와 같은 보도가 나오면서 오랫동안 건강식으로 알려진 올리브 오일에 대한 소비자들의 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보도들은 올리브 오일의 주성분인 올레산(oleic acid)이 과도할 경우 지방세포 증식을 촉진하여 비만을 유발할 수 있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를 기반으로 합니다. 그러나 수십 년간 축적된 연구 결과들은 올리브 오일, 특히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 오일(Extra Virgin Olive Oil, EVOO)이 다양한 건강상의 이점을 제공한다고 일관되게 보여주고 있어, 이러한 상반된 정보 속에서 소비자들이 혼란을 겪고 있습니다.

새로운 과학적 경고: 올레산과 지방세포 성장

최근 논란의 중심에는 예일대학교, 오클라호마대학교, 뉴욕대학교 공동 연구진이 저명한 학술지 '셀 리포트(Cell Reports)'에 발표한 연구가 있습니다. 이 연구는 올레산이 비만을 유발하는 새로운 분자적 기전을 제시하여 주목받았습니다.

연구진은 쥐에게 다양한 고지방 식단을 공급하는 실험에서, 올레산(OA)만이 지방전구세포(Adipocyte Precursor Cells, APCs)의 증식을 현저히 유도한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지방전구세포는 새로운 지방세포로 분화하는 역할을 하는 세포입니다. 이러한 효과는 인간 지방전구세포에서도 동일하게 재현되어, 인체에도 적용될 가능성을 시사했습니다. 또한, 대규모 인구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혈장 내 단일불포화지방산(주로 올레산) 비율이 비만과 가장 높은 위험 비율을 보였다는 점을 확인했습니다.

이 연구는 과도한 올레산이 지방세포 생성을 촉진하는 '가속 페달'(AKT2 신호 전달)을 밟는 동시에, 지방세포 생성을 억제하는 '브레이크'(LXRα 신호 전달)를 고장 내는 이중 작용을 통해 지방세포 수를 늘릴 수 있음을 분자 수준에서 규명했습니다. 연구원들은 이를 "지방세포 군대"에 비유하며, 올레산이 초기에는 과잉 영양분을 저장할 수 있는 지방세포의 수를 늘리지만, 영양분 과잉 상태가 지속되면 비만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한번 생성된 지방세포는 체중 감량 후에도 사라지지 않고 '비만 기억'으로 남아 체중 재증가를 쉽게 만든다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출처: 연구논문 Graphical Abstract

연구의 한계와 비판적 분석: 올리브 오일의 전체적인 맥락

하지만 이 연구 결과를 해석할 때는 몇 가지 중요한 한계점을 고려해야 합니다. 이 연구는 쥐와 실험실에서 배양된 인간 세포를 대상으로 진행되었으며, 이는 인체의 복잡한 대사 환경을 완벽하게 재현할 수 없습니다. 또한, 연구는 지방세포 증식이라는 특정 현상에 초점을 맞췄을 뿐, 이것이 실제 사람에게 혈당, 인슐린 수치, 염증, 체중 변화와 같은 장기적인 건강 지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는 측정하지 않았습니다. 연구자들 스스로도 결과 해석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단일 지방산을 고지방 식단으로 공급한 실험 조건이 균형 잡힌 인간의 실제 식단을 대표하지 않는다고 언급했습니다.

실제로 이 연구는 전통적인 올리브 오일 섭취에 대한 경고라기보다는, 현대 산업화된 식품 시스템에 대한 시사점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트랜스지방의 대안으로 정제된 고올레산 해바라기유, 대두유, 카놀라유 등 고용량의 정제 올레산이 초가공식품에 급증하고 있다는 점이 핵심입니다. 이러한 정제유는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 오일(EVOO)에 풍부한 폴리페놀과 같은 유익한 성분 없이 고용량의 올레산만을 전달합니다. 따라서 이 연구 결과는 샐러드에 뿌려 먹는 EVOO보다는, 초가공식품에 숨겨진 정제 올레산에 대한 경고로 해석하는 것이 더 타당합니다.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 오일의 보호적 시너지 효과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 오일(EVOO)은 단일 영양소인 올레산뿐만 아니라 수많은 생리활성물질을 포함한 복합적인 식품입니다. 가장 중요한 차이점은 가공 방식과 그로 인한 폴리페놀 함량에 있습니다. EVOO는 올리브를 물리적인 힘(냉압착)으로 압착하여 얻는 순수한 올리브 주스이며, 이 과정에서 폴리페놀과 같은 유익한 미량 영양소들이 보존됩니다. 반면, 일반 올리브 오일이나 산업용 종자유는 열과 화학 용매로 정제하여 폴리페놀 함량이 거의 없습니다.

EVOO에 함유된 주요 폴리페놀들은 강력한 항산화 및 항염증 효과를 제공합니다. 예를 들어, 올레오칸탈은 이부프로펜과 유사하게 항염증 효과를 나타내며, 암세포의 자살을 유도하는 능력이 확인되었습니다. 올러유러핀하이드록시티로솔은 강력한 항산화제로 LDL 콜레스테롤 산화를 막고 염증을 줄이며 혈관 기능을 개선합니다. 이러한 화합물들은 개별적으로 작용하기보다 서로 협력하여 더 큰 효과를 내는 시너지 효과를 보입니다.

단일 연구의 잠재적 우려와 달리, EVOO 섭취의 건강상 이점을 뒷받침하는 증거는 방대하고 일관적입니다. 올리브 오일 섭취는 심혈관 질환, 심장마비, 사망률 감소와 관련이 있으며, 특히 지중해 식단의 일부로 EVOO를 섭취한 경우 주요 심혈관 사건 발생률이 유의미하게 낮았습니다. 또한, EVOO 섭취는 전신 염증 지표를 낮추는 것과 관련이 있으며, 체성분 개선, 내장 지방 감소, 혈당 조절 개선과도 관련이 있어 체중 증가와는 무관함을 보여줍니다. EVOO의 항염증 특성은 지방세포 기능 장애와 관련된 염증 상태를 완화하여 지방세포 생성과 병리적 상태 사이의 연결을 끊을 수 있습니다.

‘올레산의 역설’ 해소하려면: 급성 포만감 vs 만성 칼로리 과잉

올레산이 포만감을 유발하는 동시에 지방세포 생성을 촉진할 수 있다는 모순은 시간적 관점과 식이 맥락을 고려할 때 해소될 수 있습니다. 올레산을 함유한 지방을 섭취하면 소장에서 올레오일에탄올아미드(OEA)라는 물질이 합성되어 강력한 포만감 신호로 작용하며 음식 섭취를 억제합니다. 이는 식사 단위로 작동하는 급성 조절 메커니즘입니다. 반면, 지방세포 생성 신호는 지속적인 에너지 과잉 상태에 대한 만성적인 적응 과정입니다. 즉, 만성적인 칼로리 과잉 상태에서는 포만감 신호가 무시되거나 압도되어 과잉된 올레산(다른 과잉 칼로리와 함께)이 저장되어야 할 때, 올레산이 새로운 지방세포를 만드는 장기적인 적응 메커니즘을 촉발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지방세포 생성은 포만감 시스템이 실패하거나 무시된 결과로 이해해야 합니다. 이러한 만성적인 과잉 상태는 EVOO의 보호적인 폴리페놀이 제거된 정제된 고올레산 오일이 흔하게 사용되는 현대 가공식품 환경에서 더 쉽게 발생합니다.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올리브 오일 섭취 가이드

소비자들이 올리브 오일을 현명하게 선택하고 섭취할 수 있도록 다음과 같은 지침을 제시합니다.

품질을 위한 선택: 올리브 오일 코너 소비자 안내서

  • 라벨 해독: 항상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 오일(Extra Virgin Olive Oil, EVOO)'을 선택해야 합니다. '버진', '올리브 오일', '퓨어', '라이트'는 폴리페놀이 거의 없는 정제유 혼합물입니다.
  • 보관: 올리브 오일은 빛, 열, 산소에 약하므로, 항상 어둡고 불투명한 병이나 캔에 담긴 제품을 선택하고 서늘하고 어두운 찬장에 보관해야 합니다.
  • 수확일 확인: 신선할수록 좋으므로 '수확일(Harvest Date)'을 확인하여 수확 후 12-18개월 이내에 소비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유통기한(Best By)'은 병입 후 2년으로 설정되는 경우가 많아 신선도 판단에 덜 정확합니다.
  • 미각을 통한 품질 테스트: 고품질 EVOO는 과일향(Fruitiness), 쓴맛(Bitterness), 매운맛(Pungency)이라는 세 가지 긍정적인 속성을 가져야 합니다. 목 뒤에서 느껴지는 톡 쏘는 맛은 높은 올레오칸탈 함량의 지표이며, 쓴맛은 올러유러핀 및 하이드록시티로솔과 관련이 있습니다. 이러한 맛은 품질이 낮은 신호가 아니라 높은 폴리페놀 함량을 나타냅니다.
  • 품질 인증 및 원산지: 원산지 보호 명칭(PDO), 지리적 표시 보호(PGI)와 같은 제3자 인증이나 품질 보증 마크를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단일 원산지 제품이 혼합 제품보다 품질이 더 높은 경우가 많습니다.

적정 섭취량 결정: 최적 지점 찾기

대부분의 성인에게 하루 1~4큰술(15~60mL)의 고품질 EVOO를 섭취하는 것이 건강상의 이점을 얻으면서 과도한 칼로리 섭취를 피할 수 있는 합리적이고 유익한 범위입니다. 이는 균형 잡힌 통곡물 기반 식단의 일부로서 주요 첨가 지방 공급원으로 섭취하는 것을 전제로 합니다. 국제 보건 기구들(세계보건기구, 미국심장협회, 유럽식품안전청 등) 역시 총 지방 섭취를 총 에너지 섭취량의 20-35% 미만으로 제한하고, 포화지방을 불포화지방으로 대체할 것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최상의 활용법: 주방에서의 실천

EVOO가 요리에 부적합하다는 통념은 사실이 아닙니다. 고품질 EVOO의 발연점은 190-210°C (375-410°F) 사이로, 대부분의 가정 요리에 충분히 안전하며, 산화 안정성이 높아 고온에서도 유해 화합물로 분해되는 것에 더 잘 저항합니다.

EVOO를 다양하게 활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수프, 파스타, 채소 위에 뿌리거나, 샐러드드레싱, 빵을 찍어 먹는 딥으로 사용하면 폴리페놀을 보존할 수 있습니다. 볶음, 로스팅, 베이킹 시 주요 지방으로 사용하면 버터나 정제 식물성 기름보다 훨씬 건강한 선택입니다.

“올레산의 역설”? 맥락을 무시한 단일 영양소 해석의 위험성

‘올레산의 역설’은 단일 영양소를 식품 공급원이나 식단 패턴이라는 전체적인 맥락에서 분리해 해석할 때 생기는 오해에 가깝습니다. 올레산이 지방세포 생성을 촉진할 수 있다는 주장은, 실제로는 만성적인 칼로리 과잉 상태에서, 폴리페놀이 결핍된 정제 오일을 과도하게 섭취할 때에만 의미를 갖는 용량 및 맥락 의존적인 현상입니다.

하지만 이런 잠재적 위험성은 고품질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 오일(EVOO)에 풍부하게 들어 있는 강력한 항산화 및 항염증 작용을 하는 폴리페놀 성분에 의해 충분히 상쇄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여러 과학적 연구는 올리브 오일에 대한 불필요한 두려움을 뒷받침하지 않으며, 오히려 ‘양’보다 ‘질’, 즉 전체 식품과 식단 패턴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건강하게 올리브 오일을 섭취하기 위해 기억해야 할 원칙은 다음과 같습니다.

  • 품질 우선: 인증받은 신선한 EVOO, 특히 폴리페놀 함량이 높은 제품을 선택하십시오.
  • 적정량 섭취: 하루 1~4큰술 정도의 합리적인 양을 주요 첨가 지방으로 활용하십시오.
  • 식단 속 조화: 통곡물, 섬유질, 식물성 식품이 풍부한 지중해식 식단과 같은 건강한 식단 패턴의 일부로 섭취하십시오.
  • 정제 오일 줄이기: 초가공식품이나 튀김 음식처럼 정제된 고올레산 오일이 포함된 식품의 섭취는 줄이는 것이 좋습니다. 이는 올레산 관련 연구에서 나타난 잠재적인 비만 유발 신호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고폴리페놀 EVOO와 정제된 고올레산 오일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비교하는 임상시험, 폴리페놀이 올레산 신호 전달 경로에 미치는 영향, 그리고 지방세포의 ‘비만 기억’ 가역성과 장내 미생물군 간의 상호작용을 규명하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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