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흡기 불청객 봄철 알레르기, 예방하고 이겨내기
올해 봄철 알레르기는 이른 꽃가루와 높은 미세먼지 농도, 그리고 이 둘의 상승 효과로 더욱 강력해졌습니다. 예방을 위해선 꽃가루 예보 확인, 마스크 착용, 실내 환경 관리 및 코 세척 등 개인위생이 중요합니다. 일반의약품과 가정 요법으로 증상 관리가 가능하지만, 심하거나 지속될 경우, 또는 특정 경고 증상 발생 시 전문가 진료가 필수적입니다. 정확한 원인 파악과 대처로 건강한 봄을 보내세요.

2025년 5월 20일
봄의 전령인 꽃 소식과 함께 어김없이 찾아오는 불청객, 봄철 알레르기가 올해는 더욱 빠르고 강력하게 우리를 위협하고 있다. 최근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꽃가루 시즌은 평년보다 일찍 시작되었고, 미세먼지 농도 또한 안심할 수 없는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꽃가루와 미세먼지의 '이중고'가 알레르기 증상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고 경고한다. 오늘 뉴스에서는 한층 심각해진 봄철 알레르기의 현황과 함께 그 원인부터 예방법, 그리고 병원 방문이 필요한 증상까지 자세히 짚어본다.
봄철 알레르기, 올해 왜 더 독할까?
올해 봄철 알레르기가 유독 기승을 부리는 배경에는 몇 가지 주요 변화가 있다. 우선, 꽃가루 시즌이 전국적으로 평년보다 평균 3일, 일부 지역은 일주일가량 앞당겨 시작되었으며, 특정일에는 꽃가루 농도가 '매우 높음' 단계를 기록하기도 했다. 여기에 봄철 초미세먼지(PM2.5) 농도 역시 WHO 권고 기준을 웃도는 ‘나쁨’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문제의 심각성을 더한다.
특히 우려되는 점은 꽃가루와 초미세먼지가 결합하여 알레르기 증상을 훨씬 심각하게 만든다는 사실이다. 연구에 따르면, 미세먼지가 꽃가루의 기도 침투를 돕고 면역계를 과민하게 만들어 알레르기 반응을 증폭시킨다. 이처럼 빨라진 꽃가루의 공습과 높은 미세먼지 농도, 그리고 이 둘의 상승 효과는 물론, 봄철 고온다습한 환경에 따른 곰팡이 포자 증가와 실내 집먼지진드기 등도 알레르기를 악화시키는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알레르기 예방, 생활 속 작은 실천부터
알레르기 예방의 핵심은 알레르겐 노출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 외출 시 대처:
- 외출 전 기상청 등을 통해 당일의 꽃가루 농도 위험지수와 미세먼지 예보를 확인하고, 위험도가 높은 날은 가급적 외출을 자제하거나 실내에 머무는 것이 좋다.
- 꽃가루는 일반적으로 오전 시간대에 농도가 가장 높으므로, 야외 활동은 비교적 꽃가루 농도가 낮은 늦은 오후나 비가 온 직후에 하는 것을 고려해 볼 수 있다.
- 외출 시에는 안경이나 선글라스를 착용하고, KF80 이상의 보건용 마스크를 착용하여 호흡기를 보호하는 것이 중요하다.
- 귀가 즉시 샤워나 목욕을 하고 머리를 감아 몸과 머리카락에 묻은 꽃가루와 먼지를 제거해야 한다. 외출 시 착용했던 옷은 바로 갈아입고 세탁하거나 잘 털어서 보관한다.
- 실내 환경 관리:
- 꽃가루가 많이 날리거나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날에는 낮 시간 동안 창문을 닫아 외부 알레르겐의 유입을 최소화한다.
- 헤파(HEPA) 필터가 장착된 공기청정기를 가동하여 공기 중의 꽃가루, 미세먼지, 기타 알레르겐을 제거하는 것이 좋다.
- 침구류는 주 1회 이상 55~60°C 이상의 뜨거운 물로 세탁하여 집먼지진드기와 알레르겐(항원)을 제거하고, 햇볕에 말려 살균한다 (단, 꽃가루가 심한 날에는 실내 건조).
- 실내 습도는 40~50% 이하로 유지하여 집먼지진드기와 곰팡이의 성장을 억제한다.
- 개인위생 및 코 세척:
- 외출 후, 그리고 눈이나 코를 만지기 전에는 반드시 손을 깨끗이 씻는다.
- 생리식염수를 이용한 코 세척(비강 세척)은 코 안의 알레르겐 및 이물질을 제거하고 점막을 보습하여 알레르기 비염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 매일 사용 가능하며, 멸균된 물이나 끓였다 식힌 물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이미 시작된 알레르기, 현명하게 관리하기
경미하거나 간헐적인 알레르기 증상은 일반의약품과 자가 관리로 조절할 수 있다.
- 일반의약품 활용:
- 경구용 항히스타민제: 알레르기 반응 시 분비되는 히스타민의 작용을 차단하여 가려움, 재채기, 콧물 등의 증상을 완화한다. 1세대 약물은 졸음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주의하고, 최근에는 졸음 부작용이 적은 2세대 약물이 많이 사용된다.
- 비강 스프레이: 생리식염수 비강 세척제는 코 세척 및 보습 효과가 있으며, 스테로이드 비강 스프레이는 코 점막의 염증을 줄여 코막힘을 포함한 모든 코 증상 개선에 효과적이다. 다만, 비충혈제거제 비강 스프레이는 장기간 사용 시 약물성 비염(반동성 코막힘)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최대 3~5일 연속 사용으로 제한해야 한다.
- 알레르기용 점안액: 항히스타민 성분이나 비만세포 안정제 등을 함유하여 눈의 가려움, 충혈, 눈물 등의 증상을 완화한다.
- 보조적인 가정 요법:
- 따뜻한 물에서 나오는 증기를 쐬는 스팀 흡입은 코 점막을 진정시키고 굳은 점액을 부드럽게 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 충분한 수분 섭취는 점액을 묽게 하여 배출을 돕고 탈수를 예방한다.
- 알레르기 결막염으로 인한 눈 가려움과 부기 완화에는 차가운 수건 등을 이용한 눈 냉찜질이 도움이 될 수 있다.
- 식이 고려사항: 특정 음식이 알레르기를 직접 치료할 수는 없지만, 균형 잡힌 식단은 전반적인 면역 건강에 중요하다. 사과, 양파 등에 함유된 퀘르세틴, 감귤류 등에 풍부한 비타민 C 등은 항산화 및 항히스타민 유사 효과를 가질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할 때: 병원 방문 신호들
자가 관리에도 불구하고 증상이 심하거나 일상생활에 지장을 준다면 전문가의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 일반의약품으로 증상이 조절되지 않거나, 증상이 1~2주 이상 지속되거나 매우 심하여 일상생활에 큰 불편을 초래할 때
- 증상으로 인해 수면, 학업, 업무 등 일상 활동에 심각한 지장을 받을 때
- 누렇거나 녹색의 코 분비물, 안면 통증, 발열 등 부비동염(축농증) 의심 증상이 동반될 때
- 지속적인 기침, 숨 쉴 때 쌕쌕거리는 소리(천명음), 가슴 답답함, 호흡 곤란 등 천식 의심 증상이 나타날 때
- 증상이 알레르기인지 다른 질환인지 확실하지 않을 때
- 특히 성인에서 한쪽 코에만 코막힘, 코피, 통증 등의 증상이 나타날 경우, 비용종이나 비강 내 종양 등 다른 원인을 감별해야 하므로 의사 진료가 필요하다.
- 갑작스러운 전신 두드러기, 입술·혀·목구멍 등의 부종, 호흡 곤란, 어지러움, 혈압 저하 등 아나필락시스 증상이 발생하면 즉시 응급실을 방문하거나 119에 신고해야 한다.
정확한 진단은 효과적인 치료의 첫걸음이다. 알레르기 증상은 개인마다 유발 원인 물질이 다를 수 있으므로, 원인 물질을 알아야 효과적인 회피 요법과 맞춤형 치료가 가능하다. 의사는 병력 청취, 신체 검진 및 피부단자검사나 혈액검사 등 알레르기 검사를 통해 원인 알레르겐을 파악한다.
전문의약품(효과가 더 강한 비강 스프레이, 류코트리엔 조절제 등) 사용이나, 알레르기 질환의 자연 경과를 바꿀 수 있는 근본적인 치료법인 알레르겐 면역치료(피하 면역치료, 설하 면역치료) 등도 고려될 수 있다.
더욱 일찍 찾아오고 강력해진 봄철 알레르기. 그 원인을 정확히 이해하고, 생활 속 예방 수칙을 철저히 실천하며, 증상에 맞는 적절한 관리와 필요시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다면 알레르기로부터 더 자유롭고 건강한 봄을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뉴스온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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