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드콜 ETF는 높은 월배당을 약속하며 인기를 끌지만, 그 이면에는 구조적 함정이 존재합니다. 이 상품은 주가 상승 시의 수익을 제한하는 대신 옵션 프리미엄을 받아 분배금을 지급합니다. 그러나 지급되는 분배금이 실제 수익을 초과할 경우, 투자자 자신의 원금(NAV)을 깎아 지급하는 '자본 잠식'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장기적으로 총자산이 줄어들 수 있으므로, 투자자는 분배율이 아닌 총수익률을 꼼꼼히 따져봐야 합니다.
2025년7월25일
높은 월배당금을 앞세운 커버드콜 상장지수펀드(ETF)가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찾는 투자자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화려한 분배율 뒤에는 투자자의 총자산을 갉아먹을 수 있는 구조적 함정이 숨어 있어 주의가 요구됩니다.
커버드콜의 작동 원리와 대가
커버드콜은 기초자산을 보유하면서 해당 자산을 미리 정한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인 '콜옵션'을 매도하는 전략입니다. 운용사는 콜옵션을 판 대가로 받는 프리미엄(옵션 가격)을 재원으로 투자자에게 높은 분배금을 지급합니다. 이 프리미엄 수익은 주가 하락 시 손실을 일부 방어해주는 완충재 역할도 합니다.
하지만 여기에는 명백한 대가가 따릅니다. 바로 주가 상승으로 얻을 수 있는 자본 차익을 스스로 제한하는 것입니다. 기초자산 가격이 옵션 행사가격 이상으로 오르면, 보유 자산은 옵션 매수자에게 약속된 가격에 팔려나가 행사가를 초과하는 상승분은 고스란히 포기하게 됩니다. 이러한 비대칭적 구조는 특히 주식 시장이 장기적으로 우상향하는 경향을 보인다는 점에서 장기 투자에 본질적인 불리함으로 작용합니다.
숨겨진 비용: 원금을 깎아 먹는 분배금
가장 핵심적인 문제는 ETF가 실제 벌어들인 총수익률을 초과하는 높은 분배금을 지급할 때 발생합니다. ETF의 총수익률은 자산 가격 변동에 따른 자본 손익과 옵션 프리미엄 등에서 발생하는 인컴 수익으로 구성됩니다. 만약 투자자에게 지급되는 분배금이 이 총수익률을 넘어선다면, 부족분은 반드시 ETF가 보유한 기존 자본, 즉 순자산가치(NAV)에서 충당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는 실질적으로 '수익'이 아니라 투자자 자신의 원금을 돌려받는 '자본의 환급(Return of Capital)'에 해당합니다.
한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S&P 500 지수에 2010년 1만 원을 투자하고 연 15%의 분배를 받는다고 가정했을 때, 15년 뒤 원금은 7,186원으로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옵션 프리미엄 수입을 감안하더라도 과도한 분배율이 결국 원금의 심각한 훼손으로 이어진다는 점을 명확히 보여줍니다. NAV가 한번 줄어들기 시작하면, 같은 분배율을 유지하기 위해 더 작아진 자산으로 더 많은 수익을 내야 하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습니다.
실제 사례: 총수익률 비교로 드러난 진실
이러한 함정은 실제 ETF 데이터를 통해 명확히 확인할 수 있습니다. 나스닥 100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대표적인 커버드콜 ETF인 'QYLD'와 동일 지수를 추종하는 일반 ETF인 'QQQ'의 2014년부터 2023년까지 성과를 비교하면 그 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납니다.
커버드콜 ETF인 QYLD는 연평균 11.45%라는 높은 분배율을 투자자에게 지급했습니다. 하지만 그 기간 동안 순자산가치(NAV)는 25.10달러에서 17.65달러로 오히려 하락했습니다. 그 결과, 분배금을 모두 포함한 연평균 총수익률은 7.92%에 그쳤습니다.
반면, 같은 기간 일반 ETF인 QQQ의 연평균 분배율은 0.77%로 미미했지만, 자본 차익에 힘입어 NAV는 89.25달러에서 409.62달러로 크게 성장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한 연평균 총수익률은 17.22%에 달했습니다.
결과적으로 투자자는 QYLD의 높은 분배금을 받는 대가로 QQQ가 이룬 자본 성장 기회의 절반 이상을 놓친 셈입니다. 겉으로 보이는 분배율이 투자의 최종 성과를 보장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명백한 증거입니다.
여전한 인기, 심리적 요인과 투자자 유의사항
그렇다면 왜 커버드콜 ETF는 여전히 인기가 많을까요?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이 '원금'과 '소득'을 별개의 계좌로 인식하는 '심리 회계(Mental Accounting)'의 영향을 받는다고 설명합니다. 매달 월급처럼 들어오는 분배금은 실제로는 원금을 돌려받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심리적 안정감과 지속 가능한 소득이라는 착각을 불러일으킵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광고되는 분배율 너머의 총수익률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경고합니다. 투자자의 자산이 진정으로 늘었는지를 보여주는 유일한 지표는 총수익률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국내 투자자의 경우, 분배금 소득이 연 1,000만 원을 초과하면 건강보험료가 크게 인상될 수 있다는 '숨겨진 비용'도 고려해야 합니다.
결론적으로 커버드콜 ETF는 자산을 축적해야 하는 장기 투자자의 핵심 포트폴리오로는 부적합할 수 있습니다. 원금 잠식 가능성을 이해하고 현재의 현금 흐름을 최우선으로 하는 은퇴 생활자 등 매우 제한적인 목적을 위한 전술적 도구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본 기사는 제공된 자료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합니다. 모든 투자의 최종 결정과 그에 따른 책임은 전적으로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뉴스온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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