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이 2024년 대선 핵심 공약인 '엡스타인 파일' 공개를 취임 6개월이 지나도록 이행하지 않아 정치적 위기에 직면했다. '기득권 청산'을 약속하며 당선됐으나 , 이제는 진실을 은폐하려 한다는 비판 속에서 핵심 지지층 '마가(MAGA)'의 반발과 균열을 사고 있다. 한때 승리의 무기였던 약속이 이제 그의 2기 행정부 최대 약점이자 정치적 족쇄가 되고 있다.
2025년 7월 24일
2024년 대선 당시 "부패한 엘리트 기득권의 민낯을 드러내겠다"며 '엡스타인 파일'의 전면 공개를 약속, 극적인 승리를 거머쥐었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그러나 현재, 집권 2기 6개월 차에 접어든 트럼프 행정부는 바로 그 약속을 이행하지 않으면서 전례 없는 정치적 위기에 직면했다.
한때 그의 가장 강력한 무기였던 '엡스타인 카드'는 이제 그의 발목을 잡는 '아킬레스건'으로 변모했으며, 특히 그를 백악관으로 다시 보낸 핵심 지지층 '마가(MAGA)'의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키며 국정 동력마저 위협하고 있다.
"모든 것을 공개하겠다"던 대선 약속, 지금은 '묵묵부답'
트럼프 대통령은 2024년 선거 기간 내내 엡스타인 사건을 '딥스테이트'와 워싱턴 기득권의 부패 상징으로 규정하며 공세를 펼쳤다. 그는 유세 현장마다 "내가 백악관에 들어가면, 누가 그 섬에 갔는지, 누가 그 비행기를 탔는지 모든 것을 남김없이 공개할 것"이라며 "진실을 원하는 미국인들은 나를 지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는 정적들에게는 치명타를, 진실을 갈망하던 유권자들에게는 강력한 카타르시스를 제공하며 선거 승리의 핵심 동력이 됐다.
그러나 대통령 취임 후 상황은 180도 달라졌다. 트럼프 행정부의 법무부는 "국가 안보 및 관련자들의 사생활 보호를 위한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수개월째 되풀이하고 있다. 백악관 브리핑에서는 관련 질문이 나올 때마다 "대통령은 법무부의 독립적인 절차를 존중한다"며 즉답을 피하는 모습이 연출되고 있다.
균열하는 공화당, 분노하는 지지층
이러한 행정부의 소극적인 태도는 야당인 민주당은 물론, 공화당 내부에서조차 심각한 균열을 초래하고 있다. 일부 공화당 강경파 의원들은 "우리가 유권자들에게 한 약속을 대통령이 직접 어기고 있다"며 공개적으로 비판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으며, 특별검사 임명을 통해 강제적으로라도 파일을 공개해야 한다는 주장이 고개를 들고 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핵심 지지층의 이탈 조짐이다. '딥스테이트와의 전쟁'이라는 트럼프의 서사를 굳게 믿었던 마가 지지자들은 극심한 배신감을 표출하고 있다. 소셜미디어에는 "트럼프도 결국 그들과 한패였나", "약속을 지키지 않는 지도자는 필요 없다"는 격한 반응이 쏟아지고 있으며, 일부 지지자들은 트럼프의 상징인 붉은 모자를 불태우는 영상을 게시하며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친트럼프 성향의 유튜버와 논객들마저 등을 돌리며 "대통령이 직접 진실을 은폐하려 한다"는 의혹을 제기하는 등 여론은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되는 모양새다.
엡스타인은 누구이며 트럼프와의 관계는?
제프리 엡스타인은 미성년자들을 상대로 조직적인 성범죄를 저지른 억만장자 금융가다. 그는 자신의 막대한 부와 인맥을 이용해 정재계, 연예계 유력 인사들을 자신의 섬과 저택으로 초대해 성 상납을 벌인 혐의를 받았다. 2019년 체포 후 수감 중 사망했으며, 그의 죽음은 여전히 수많은 의혹을 낳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엡스타인은 198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약 20년간 친분을 유지했다. 트럼프 소유의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함께 파티를 즐기는 모습이 영상과 사진으로 남아있으며, 트럼프 스스로도 과거 인터뷰에서 엡스타인을 "멋진 친구"라고 칭하며 그의 여성 편력을 인지하고 있음을 시사한 바 있다. 트럼프 측은 이후 엡스타인의 범죄 혐의를 인지하고 관계를 끊었다고 주장하지만, 그가 약속했던 '파일 공개'가 지연되면서 과거의 인연이 다시금 의혹의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약속 이행'과 '정치적 부담'의 딜레마
현재 트럼프 대통령은 스스로 만든 덫에 갇힌 형국이다. 파일을 공개하자니 자신을 포함한 엘리트 그룹에 미칠 정치적 파장이 두렵고, 공개하지 않자니 '약속 파기'와 '진실 은폐'라는 프레임에 갇혀 최대 지지 기반마저 잃을 위기에 처했다.
정치 분석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 딜레마를 어떻게 해결하느냐가 2기 행정부의 성패를 가를 중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때 '기득권의 파괴자'를 자처했던 그가 이제는 '진실의 수호자'가 될 것인지, 아니면 '비밀의 공모자'로 남을 것인지, 전 세계가 그의 선택에 주목하고 있다.
[뉴스온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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